멘토에게 좋은 질문을 하는 방법

멘토에게 좋은 질문을 하는 방법

잇다 멘토로 활동했던 3개월 남짓한 기간에 생각보다 다양한 질문을 받았다. 그 중에는 답변하고 싶게 만드는 질문이 있었고, 글이 무거운 나머지 내가 적게될 답변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워 결국 기간 내에 작성하지 못하게 된 질문도 있었고, 답변하기 싫은 질문도 (당연히) 있었다. 질문이 도착했음을 알리는 진동이 두려워진 적도 있었다. 좋은 질문이면 큰 어려움없이 글을 적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심적으로 부담이 많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다 문득, 멘티의 입장에서 좋은 질문을 적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스스로가 혼란스러운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그 상황을 전달해야할지 막연하지 않을까? 그래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좋은 질문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멘티들이 스스로 답을 찾게되길 바라는 기대도 함께하면서 말이다.

최대한 스스로의 고민, 생각, 경험을 구체적으로 적자.

멘토는 질문을 받고 최대한 좋은 답변을 하기 위해 글만으로 드러나는 멘티를 있는 힘껏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문체를 보고, 스펙과 기타사항을 읽고, 최대한 질문한 사람의 입장을 헤아린다. 그래서 추상적이고 짧은 질문, 너무 간략한 스펙과 기타사항을 가진 멘티에게는 답변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맛집을 찾는 질문을 떠올려보자.

A. 저는 맛있는 것을 먹고 싶어요. 추천해주세요.

B. 저는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싫어하고, 오늘은 밀가루 음식이 먹고 싶지 않아요. 조미료가 많이 첨가되지 않고 단백질 함량이 높은 음식을 먹고 싶은데, 제가 가진 돈이 별로 없어요. 비싸지 않으면서 괜찮은 식당을 알고 계신가요?

누가봐도 B의 질문이 더 매력적이고, 답변하기 쉽다. 때론, 멘토로서 잘 모르는 분야이더라도 어떻게든 주변에 물어물어 알려주고 싶을 정도다.

질문은 날카롭게 끝내자.

잇다 플랫폼은 질문과 답변이 채팅처럼 가능한 형식이 아니다. 그래서 좋은 답변을 단번에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질문이 조금 뽀죡해질 필요가 있다.

다시 맛집 예시를 들어보자.

A. 저는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싫어하고, 오늘은 밀가루 음식이 먹고 싶지 않아요. 조미료가 많이 첨가되지 않고 단백질 함량이 높은 음식을 먹고 싶은데, 제가 가진 돈이 별로 없어요.

B. 저는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싫어하고, 오늘은 밀가루 음식이 먹고 싶지 않아요. 조미료가 많이 첨가되지 않고 단백질 함량이 높은 음식을 먹고 싶은데, 제가 가진 돈이 별로 없어요. 비싸지 않으면서 괜찮은 식당을 알고 계신가요?

A와 B의 차이는 고작 마지막 문장이다. 그러나 멘토의 입장에서 A와 B는 크게 다른 질문으로 다가온다.

A는 스스로의 상황은 구체적이지만, 멘토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알기 어렵다. 돈이 별로 없으니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것인지, 비싸지 않으면서 괜찮은 식당을 알고 싶은 것인지, 저렴한 재료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의 레시피를 알고 싶은 것인지 질문의 의도를 알 수 없다. 반면 B는 멘토에게 질문한 목적이 뚜렷하다.

좋은 질문이 준비가 되었다면, 반드시 적절한 멘토에게 던지자.

나의 멘토링 분야 중에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일하는 것”이 있다. 그런데 때로 멘티들 중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와 프로그래머를 혼동해서 프로그래머 관련 질문을 던지는 경우가 있다. 좋은 질문임에도 주인을 잘못 만난 기분이 들어 난처해진다. 아예 관련이 없어서 답변을 못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프로그래머보다는 답변의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좋은 질문이 준비되었다면 꼭 좋은 대답을 기대할 수 있을 멘토에게 던지자.


꼭 잇다가 아니더라도 조언을 구하고 싶은 선배나 멘토가 있다면, 좋은 질문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힌트가 되길 바란다.

[잇다에서 보기]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