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내는 시간에 부여하는 나만의 의미

개인적으로, PUBLY 박소령 대표님의 인스타계정을 좋아한다. 특히 본인이 읽었던 책에 대해 소개하는 피드를 애정한다. 공감하는 문장이 비슷할 때가 많고, 그 글을 읽고 난 뒤의 생각을 엿보는 재미가 있다.

최근, 회사에 연차를 이틀정도 내고 무엇을 할지 고민하던 중에 그 피드에 있었던 “일하는 마음”이라는 책이 떠올랐다. ‘옳다구나!’ 하고 집어든 책을 이제서야 거의 다 읽었는데, 그 중에 마음에 턱 걸렸던 부분을 소개하려고 한다.

전문성이 한 가지 이름의 직업과 결부되는 것이라면, 탁월성은 일을 바라보는 접근법, 다양한 분야로 확대할 수 있는 중심 기술과 연결된다. "중심 기술"은 사실 하나의 서사이자 이름 붙이기다. 기자였다가 번역가이자 작가로 일하고, 또 비영리단체의 옹호부장에서 사업본부장을 거친 김희경 작가는 자신의 중심 기술이 “정보를 구조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직업과 직위는 계속 바뀌었지만, 정보를 구조화하는 것이 언제나 자신의 일이었다는 것이다.



전문성의 필요 조건은 두 가지다. 하나는 ‘오랜 기간’을 보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오랜 기간이 ‘시스템이 인정하는 내부에서 보낸 기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에 반해 탁월성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그럼에도 더욱 가지기 어려운 것이다. 탁월성은 또한 자신이 해온 일, 하고 있는 일을 어떻게 반추하며 자신만의 시각으로 해석하는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같은 일을 해도 그 일의 경험을 통해 써내려갈 수 있는 이야기는 사람마다 다르다. 얼핏 보아 파편적이고 불연속적인 경험을 통해서도 일관되고 의미 있는 이야기를 써내려갈 수 있는 사람은 자기 기준을 가지고 있고, 그 기준에 맞춰 자기 일의 경험을 스스로 해석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일하는 마음전문성이 아닌 탁월성

지금 나는 서로 다른 성격의 두 가지 일 (파파고와 날리다) 을 병행하고 있다. 둘 다 잘하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능력의 부족으로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고 있었는데, 일에 치일 때마다 ‘하나만 해도 버거운데, 나는 왜 이렇게 살고 있지?’ 라는 생각이 들면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느낌이 강하게 들곤 했다.

연차를 썼던 그 때의 나에게 필요했던 건, 내가 시간을 투자하는 일에 대한 나만의 의미를 되찾는 것이었다. 다행히 휴가 기간 내에, 불완전하고 미완성인 해석일지라도 새롭게 의미를 부여했다. 그리고 그제서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었다.

내가 하고 있는 두 일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었다. 나는 타인이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나의 문제로 쉽게 투영시킨다. 누군가의 문제와 이를 둘러썬 상황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해서 그 사람을 만족시킬 때 큰 기쁨을 느낀다. 그래서 쉽게 드러나지 않는 문제 상황을 더 잘 이해하고자 데이터 분석을 시작했고, 내가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더 많은 사람이 나의 해결 방식을 통해 도움을 받게 하고 싶어서 날리다에 속해 프로그램 기획을 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자신이 해온 일, 하고 있는 일을 해석하고 있을까?

남에게 나를 소개하기 쉬운 방식 - data manifold의 geometrical insight에 관심있는 로봇자동화 연구실 대학원생, HCI 연구실 대학원생, deep metric learning에 관심있는 대학원생, 전동킥보드 쉐어링 스타트업 개발자, (전) 인액터스 의장, 서울대 수학과 박사, google swe, 건축학도, 파파고 개발자 - 이 아닌, 본인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이름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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